어김없이 국정감사의 계절은 돌아왔다.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이 의미는 장애인 고용률 결과를 살짝이나마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장애인 고용 성적표가 졸지에 공개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24시즌에도 결국 성적표를 보면 또 ‘낙제’ 수준으로 드러났다.
그 성적표는 여러 개로 나왔지만, 결국 종합 성적은 ‘낙제’라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분야와 주요 대기업 등의 장애인 고용 실적은 속된말로 ‘개판’이라 부를 수 있을 지경이다.
주요 은행은 1.5% 미만, 대기업집단은 법정 고용 의무 비율 바로 밑(2.88%), 공공분야는 ‘질적 평가 과목’까지 낙제인 수준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공분야에서는 장애인 고용 중 정규직 고용 비율까지 낮은 곳도 공개된 적이 있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 관할 공공기관에서 장애인 채용자 중 정규직 비율에 대한 내용도 공개되었는데, 가장 높았다는 철도공사마저 10% 이하의 장애인 정규직 고용률을 보였다는 결말이었다. 그 외 자세한 성적표는 여기서 설명하면 매우 길어지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겠다.
어떻게 보면 몇몇 장애계 집단의 요구사항은 민간과 공공기관 등의 장애인 고용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정도로 장애인 고용은 이제 시대적 과제이다. 또한, 장애계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고용 문제를 토론하고, 고용 활성화 방안을 찾아봤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특히 저출생 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인력 활용 카드 중 하나가 장애인 인력의 최대한 활용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니 결국 인력 배치 등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석이 가끔은 있어서다. 몇몇 직무는 장애인 인력을 활용하면 결국 해결될 수 있는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을 정도이다.
특히 몇몇 장애인 일자리 사업 참여 인력은 일부를 재훈련시키면 제대로 된 장애인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고, 실제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참여율 저조 때문에 울상이라고는 하지만 보호작업장 등의 장애인 노동자를 일반 장애인 노동자로 전환하게끔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 현재 정부도 장애인 직업훈련 활성화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장애인 전체의 고용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인 현실이다.
일부 기업도 장애인 고용을 위한 대안을 점점 모색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지점이다. 즉, 재계도 전가의 보도인 ‘적합직무 없다’ 타령을 극복하고 잘 찾아보면 장애인 고용 직무를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장애계 내부도 장애인의 노동 참여 의욕을 부추길 수 있게 하는 등 장애인 고용의 모집단을 늘리는 문제에서도 적절한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장애인 고용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상대를 근본적으로 타도해야 해결되는 문제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장애인 고용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더 해결하기 쉬운 문제이다.
그렇지만 일부 기업의 장애인 고용 의무 준수 사례를 보면, 장애인 인구 부족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는 실천 수준의 저조 문제가 더 위기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지경이라 하겠다.
특히 대기업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현실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일단은 ‘턱걸이’ 수준이지만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기업의 보호를 받으며 안정성 등의 과제에서는 성공적인 지점이 있어서 그렇다.
오찬호의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표지. ⓒ동양북스사회학자 오찬호는 자신의 책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에서 성범죄 친고죄 폐지 후 성범죄 수사 건수, 즉 장기적으로 처벌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을 들며 “공권력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지를 내비치는 것만으로도 (중략)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역설했었다.
부정적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가능성도 지적한 것이다. 필자도 사실 이 주장에 동의하는 지점이 있는데, 국가가 앞으로 장애인 고용 불이행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식 표현을 빌려 쓰면 ‘법치주의’식 대응이 오히려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유도할 대책이 될지도 모른다.
15세기부터 16세기까지 유럽에서 사용된 전투용 쇠몽둥이 일러스트. ⓒWikimedia Commons즉, 이제는 실천의 강조가 더 급해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재계는 고용장려금 확대 등을 요구하지만, 필자는 정반대로 장애인 고용 저조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즉 ‘채찍’ 수준을 넘어 ‘쇠몽둥이’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 편이다.
즉, 장애인 고용 저조 수준이 매우 심각해 고용노동부 관련 고시에 장기 등재되거나 부담금 납부 금액이 일정 금액 이상 장기간 납부일 경우 기업에 상당한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제재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 가령 공공분야 입찰 점수 대폭 감점 등 불이익 부과나 징벌적 수준의 부담금 추가 부과 등 법적 처벌은 아니더라도 행정적 제재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이행하지 않게 되면 겪게 될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공포심을 심어줘야 장애인 고용을 제대로 이행하겠다는 생각이 장애계에서 제기되었다는 것을 기업들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2025년 국정감사를 다시 맞이할 것이다. 그때는 장애인 고용 실적이 좀 더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장애인 고용은 이제 ‘쇠몽둥이’ 식 처벌이 이제 필요할지도 모른다.
장애인 고용은 이제 인센티브 등 ‘당근’으로만 해결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쇠몽둥이’ 같은 강력한 처벌 카드도 만지작댈 준비를 할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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