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의원, 헌재 결정·기후특위 공론화 결과에도 배치··· “감축 경로 전면 재검토해야”

정혜경 의원 /사진제공=정혜경 의원실정혜경 의원 /사진제공=정혜경 의원실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감축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2035년 이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범위로 설정하면서 실질적인 규범력이 하한선에 집중돼 조기 감축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은 13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토론에 나서 “헌법재판소 결정과 국회 스스로 진행한 공론화 결과를 거스르는 국민 기만”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은 2035년 이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하한과 상한의 범위로 설정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감축목표를 제시했다.

정 의원은 상한선에는 초기부터 온실가스를 크게 줄이는 이른바 ‘오목형 경로’를 적용하면서 하한선에는 매년 일정한 비율로 감축하는 ‘선형 경로’를 적용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실제 배출권거래제 등 규제정책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기준이 하한선에 맞춰질 경우, 겉으로는 조기 감축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감축 부담을 미래로 미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조기 감축처럼 보이는 상한선으로 생색만 내고 실제로는 선형 경로인 하한선에만 규범력을 부여한 명백한 국민 기만”이라며 “헌재 결정의 핵심인 세대 간 형평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개정안이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에 배치될 뿐 아니라,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대표단의 77.9%가 조기 감축경로를 선택한 결과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산업계가 제기하는 조기 감축의 기술적 한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 의원은 기존에 제시되거나 추진 중인 감축수단만으로도 산업·냉매 부문에서 4170만톤을 추가 감축할 수 있다는 최근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문제는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감축목표 설정 조항에 ‘산업계 지원’ 문구를 추가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계 지원은 이미 탄소중립기본법의 기본원칙과 관련 조항에 규정돼 있는 만큼 감축목표 조항에 별도로 명시할 필요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13일 열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출처=김정호 의원실
13일 열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출처=김정호 의원실

정 의원은 개정안의 조문 체계와 감축경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폭염 등 기후재난을 온몸으로 겪고 있고, 기후헌법소원 과정에서 제기됐던 기본권 침해 우려가 현실이 된 지 오래”라며 “이번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이러한 기후재난 상황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정 의원은 향후에도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밝혔다.